기술의 진보 덕분에 우리는 더 오래 사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우리가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연구자와 의사들의 노력으로 수명이 크게 늘어난 반면, 사회의 정책과 규범은 장수에 대해 전혀 다른 가치관을 적용시킨다.
이 책은 고령화를 기회로 보며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런 주장이 노년층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는 모든 세대에 유익하며 모든 세대가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노년층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존재가 되도록 이들의 역할과 위상을 재구성하고 재인식시킬 방법을 탐구한다. 16장을 이루어진 이 책은 각 장 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견해로 엮여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나이에 따라서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이 세대가 노년층을 접어들기전까지는 대부분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경제적으로)를 일으켰다. 아주 즉각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노년층으로 접어들면서 변화의 물결은 부정적으로 변했고 이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이해 생긴 불안 일 뿐이다. 이들을 사회적인 준비를 갖춘채 맞이 했다면 우리는 노년층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여전히 가능성이 풍부한 사람들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세계 경기침체는 지구 역사에 있어 가장 거대한 세대의 은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을 전통적 사회 흐름에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 세대 보다 훨씬 더 교육을 많이 받았으며 훨씬 더 부유한 세대는 여전히 많은 잠재 가능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진보는 매우 빨랐지만 우리의 세계관은 기술의 진보만큼 빠르지도 않았고 오히려 정체해 있었다. 현재의 노인들에게, 그리고 이후의 세대들에게 '나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지 않으면 장수는 비극이 될 뿐이다.
역사상 처음 겪는 길어진 개인의 역사를 어두운 비극으로 몰고가기에 그들의 지혜는 가치있다.
해가 떠있는 시간이 길어져 아직 해가 떠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전의 해가 지는 시간만 되면 기어코 잠들려 한다.
우리의 우려와는 다르게 많은 연구결과에서 노인들이 생산성의 저하를 가지고 오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유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노인들을 생산성이 떨어지는 치워야하는 걸림돌로 치부하기 보다 많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노년층이라는 유일무이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 기반 시설과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편견을 깨고 노인이라는 사용해보지 못한 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인지 능력이 어느 정도 쇠퇴하고 뇌 질환 별병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치매에 걸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지혜가 더 풍부해지고,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지며, 정말 중요한 일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시간을 투자한다.
고령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기회의 시선이 있다. 바로 개인 맞춤형 노화시대. 이것은 개개인 마다 다른 유전자에 기인하며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인생 여정이나 노화 과정이 동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유전자 구성이 다르면 각각의 치료에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정밀 치료 개념이 강화됐다. 장수자들은 유전자 구성이 독특해서 환경적 자극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 좋은 습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오래 산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어떤 식이요법이 좋고 나쁨으로 논쟁하며 아주 오랫동안 설전을 벌여 왔지만 유전적 기질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통해 이러한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동물 실험에 따르면 저칼로리 식단이 보편적으로 장수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유전형질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해하거나 유익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유해한 행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리의 오래된 논쟁에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어쨌든 개인 맞춤형 노화시대에 따른 경제적 효과, 의료 혜택, 개인이 좀더 생산적인 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의 편견과 다르게 장수는 다양한 이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의 역할과 그에 따르는 재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장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노년층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50대 이상 연령층이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있는 집단이다. 시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인 셈이다. 이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정 재품을 구매하는 것 보다 어떤 상황을 경험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으며 나이 든 소비자들은 젊은이들보다 유행을 쫓거나 충동구매를 하는 성향이 덜하다. 노년층의 몇가지 성향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적용하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큰 부는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가 포함된 50대 이상의 노년층에 있으며 이들의 나이대에 따라서 시장이 요동쳤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전통적인 사회적 패턴에 따라 경제활동에서 이탈함에 따라 소비를 줄이고 있다. 이들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방법은 그들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일하게 만들어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노년층은 실제로 장래성 있는 인력이다. 노년층이 구직 시장에 해를 입히거나, 젊은 인력의 진입을 가로막고 경력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게 하는 존재로 보는 것은 그릇된 견해임을 여러 가지 증거가 밝혀주고 있다. 반대 주장을 보면 20세기 중반 여성들의 경제 활동에 반대했던 일부 남성들의 주장과 흡사하다. 여기서 우리는 직장에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젊은 인력은 은퇴를 미루는 고령자들이 만든 이른바 회색 천장 때문에 좌절하고, 나이 든 인력은 회사에 충성했지만 인정도 못 받고 보상도 없다며 회사에 실망한다고 한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려면 고령 친화적 직장을 만들고 세대간 협력을 다지는 다양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런 발언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존엄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중대한 사회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는 단순히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 노년층의 안전과 건강, 존엄성을 증대시킬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점차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중년과 노년 사이 새로운 생애 단계가 생겼다. 사실 생애 단계가 고정된 것처럼 보여도 이는 사회구조가 투사된 허구적 개념이다. 이러한 허구적 개념에서 벗어나 노년층이 맞이하는 새로운 생애 단계를 청년층의 갭이어처럼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노년층을 위한 교육이나 법안이 마련되어야 하고 우리의 인식도 바꿔야 한다.
노년층과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보면 고령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접근 방식이 편향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일할 기회와 적절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사람에게 필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고령층만큼은 예외였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다른 모든 성인과 마찬가지로 노인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직장에서는 노년층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이 매우 심하다. 흔히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일을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별 연구와 메타 분석에서 나이가 들수록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일관성있는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 노년층에 대한 편견은 노년층을 여느 집단과 다르게 취급하게 하는 큰 요인이다. 연령에 대한 편견은 그 어떤 편견보다 크다고 한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같은 정도이며 성적 취향, 인종, 민족, 비만, 종교로 부터 갖는 편견보다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장과 공공부문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 개인이 노동을 통해 얻는 이득은 성취감부터 사회 활동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다. 여러 나라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유급 노동이든 봉사활동이든 일하는 노인들은 삶에서 얻는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일을 해야 건강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노년기에 자선활동이 증가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시민사회에서 개인의 자선활동과 이를 주도하는 노년층의 역할이 국가적 자산임을 알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묶는 유대감 차원에서 고령화를 논의하고, 공동체를 영속화하는 수단으로서 사회 공헌 활동을 조명해야 한다.
고령화 노인을 위한 전략적인 도시 계획도 필요하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은퇴하면 정원이 딸린 전원주택에서 사는 모습을 그리지만 노인들에게 적합한 환경은 도시이다. 노인들에게 적합한 도시환경이 조성된다면 노인들은 사회 활동이 가능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접근성과 안전성이 보장되고, 공동체의 가치가 존중받는 도시에서 살게 된다. 이런 시민 사회적 가치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복지 활동이 우리의 유한한 삶을 인간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가치는 우리 모두를 더욱 인간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우리의 도시를 모든 연령대가 일하고 배우고 결집하며 진정으로 고양된 삶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준다.
나이가 들수록 지상에서의 삶이 유한하다는 자각이 들면서 삶의 의미와 목적, 교감을 더욱 중시하게 됩니다.
노년초월성이라는 용어는 사람이 인생에서 어떤 직함을 얻거나 돈을 벌고 뭔가를 손에 넣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는 질병이나 쇠약한 상태 등에 초연해지면서 가장 중요한 사안에 더 집중하는 인생의 한 국면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후대에 유산을 남기거나 멘토로 활동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홀대해온 훌륭한 인적자원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영국이 고령화에 대처하는 세가지 핵심 주제가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 고령 친화적 환경 조성, 나이 차별 철폐. WHO에 따르면 비전염성 질병 때문에 사망하게되는 경우 전체 사망 경우의 3분의 2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 중 알츠하이머는 우리에게 가장 비참하게 다가오는데 여러 질병 중 치료하기가 가장 까다롭기 때문이다. 의료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며 환자 가족들에게 끼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를 가장 우선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영국 정부는 단지 나이를 이유로 65세에 퇴직시키는 정년제를 제재 조치했다.
방대한 문헌에 노년층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노년층은 노동자로서, 소비자로서, 관리자로서 그리고 멘토로서 최고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서 유익한 역할을 한다. 사실 우리는 경제 영역이 노년층을 차별 없이 완전히 포용할 경우 고령화 사회의 잠재성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차츰 깨닫고 있다.
스스로 노년기를 새로운 전화기로 인식해야 함의 중요성도 커졌다. 우리는 지금 내 모습에, 혹은 과거의 내 모습에 익숙해져 내가 또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익숙함에 갇히면 삶은 퇴보한다. 그래서 성급한 판단으로 자신의 성장과 진화를 위한 기회를 가로 막는다. 그러면 다시 건전하고 의미 있는 인생 전환과 멀어지고 이와 관련해 부정적 전망을 하게 된다. 세상에는 의욕과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차별적 관행과 장치가 많다. 그렇지만 긍정적 태도로 인생 전환과 변화의 기회를 포용한다면, 또 그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게 해주는 신체 건강에 신경 쓴다면 그런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붐세대는 나이를 잊고 사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세대가 등장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은 노년기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이를 몸소 체험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 세대가 가능성의 시기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이가 들면 인생의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통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거의 담론을 거부하고 나이가 아닌 총체적 성장을 중요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