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써 원하는 업무 스타일?

2020. 6. 5. 16:08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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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연구원 같이 집중력 있게 제품을 개선하고 향상시킬 방법들을 찾아보고 적용하는 시스템으로 일하고 싶다. 일종의 연구원처럼. 하지만 실상은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는 일개 노동자 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원으로써 일하고 싶지만 제품 라인의 노동자 위치에서도 일하며 이 두 포지션을 스위칭 하면서 일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위치중 제품 라인에 들어설 때가 많다는 것이다(비즈니스를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팀이나 직군에서 무언가를 요구하기 바빠서?). 그렇다면 개발자 스스로의 역량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제품도 품질이 저하된다. 실험실에서 제품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기술들을 걷어내고 도입해야 하는지 분석하고 실험해 보는 반복적인 행위가 필요하다. 이것은 생산 라인에 위치할 때가 아니라 연구실에 처박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생산 라인에 서서 다가오는 부품들을 쉴새없이 처리하는 기계처럼 일하게 된다면 무엇이 더 나은지 근본적으로 알 수 없다. 멈춰서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잠시 멈추고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와 시스템, 제품들을 살펴보는 시간들이 중요하다. 급하게 개발한 모든 작업은 쓰레기를 남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쓰레기는 개발자만이 볼 수 있을 뿐이다. 만약 공장이라면 관리자들이 공장 라인에 있는 쓰레기와 여기 저기 두서없이 위치한 기계들을 보면서 쓰레기는 치우고 효율적인 공정라인을 갖추고 다시 시작하자고 할텐데 말이다. 

 

개발자로써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jquery와 php만 사용하는 사용하는 개발자가 있다(이러한 기술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npm 생태계와 webpack같은 번들러나 babel이나 typescript도 업무에 적용해서 다뤄본 적 없다. react나 vue같은 기술도 그저 혼자 공부해본 수준에 그친다. 실제 업무에 적용해본 경험이 없는 이러한 프론트 개발자의 경쟁력은 어떨까? 구직 시장에 나와서 무엇을 느낄까? 나는 스스로의 경쟁력이 도태된다고 느껴지면 불안해진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회사에서 시키는 건 대충 해버린 후 시간을 벌어서 스스로 공부한 후에 업무에 소소하게 적용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다. 기존 회사 입장에서는 뭐가 좋을까? 대충 해버린 코드가 품질 저하를 일으키고 직원 교체 때문에 발생되는 금전적, 시간적 비용. 소프트웨어 제품의 질을 향상 시키려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족시켜줘야 한다. 그게 장기적으로는 회사나 직원이나 모두 윈윈하는 길이다. 회사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고? 할게 쌓여 있고 시간 압박을 받으면서 개발해본적 없는 무능한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는 법이다.

 

개발자가 모든 같은 유형은 아니다. 학생이라고 모두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고 학생마다 잘 하는 과목도 다를 것이고 성향도 다르다. 개발자도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화하긴 힘들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개발자들은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며 비효율적인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고인 물을 싫어하며 새로운 것을 탐색한다. 무조건 새로운 것을 도입하자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발견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 이것은 시도해야만 알 수 있다.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생각만으로 알 수 없다. 행동하고 시도해봐야 한다.

 

이러한 발견의 시간들을 개발자들 혹은 담당자들에게 주고 있는가? 개발자들이 생산라인에서 오랫동안 번아웃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 품질 향상은 커녕 품질 저하와 장기적으로 모든 기회를 잃어버릴 것으로 기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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