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들

나름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오랫동안 종속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며 세상과 나를 돌아보고자 했다.

공기업 프로젝트안에서만 활동을 하다보니 일정한 틀안에서 매너리즘에 빠졌다.

익숙한 환경과 시스템에서 계속 지내다 보면 언제나 느끼는 현상들.

이곳에서는 어떤 새로운 것을 하기가 힘들었다.

어떤 새로운 것이란 무엇일까.

일과 관련된 혹은 일상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되지만 나로써도 정확한 무엇인지는 몰랐다.

단지 여기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새로운 공부를 찾았다.

회사에 퇴사 의사를 내보였을 때 관심이 생겼던 분야는 머신러닝.

그래서 새롭게 공부하려고 목표 했던 분야가 머신러닝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공부하겠다는 분야들이 있었다. 자바, 스프링,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그 외에 프로그래밍 이론들..

하고자 하는게 너무 많은 것을 알았지만 일단 시작하자는 식이었다.

머신러닝을 위해 개발된 텐서플로우를 시작할까 하다 그 전에 파이썬을 해야 텐서플로우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으니 파이썬을 공부했다.

하다보니 파이썬 웹 프레임워크인 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웹개발자로써 흥미가 생겨 장고에 매달려서 공부했다.

스프링 기반의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로 웹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다 장고로 만드니 이건 신세계였다.

너무 쉬운 모델링과 마이그레이션 MVT라는 독특한 구조속에서 진행되는 빠른 웹개발은 기존에 해왔던 개발과는 너무나 다른 수준이었다.

이런 와중에 간단한 웹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새롭게 배운 파이썬 장고 웹 개발은 쉽다해도 이제 막 시작한 언어와 프레임워크로 만드는 작업은 너무 더디고 제한적이라 기존에 해왔던 기술이 나에겐 더 익숙해서 스프링으로 웹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 했다.

하지만 멘붕.

sts 인텔리j 어떤 것으로 작업해도 환경설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자괴감에 빠졌다. 정말 충격이었다. 기존 윈도우에서는 잘 되는 방식으로 새로 구매한 맥에서 작업을 하려는데 똑같은 작업을 맥에서는 에러를 일으키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해결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자괴감이 나를 집어 삼켰다. 나의 자신감이 땅에 떨어진 순간이다.

이틀정도 엄청나게 심한 우울증에 걸렸을 정도다.

여기서 벗어난 계기는 스프링 부트에 대해서 알아보다 어느 블로그 글을 보았을 때 였다.

스프링 부트는 어렵고 복작한 환경설정에서 벗어나 빠르게 웹 개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젝트이다.

이것만으로 장고와 같은 빠르고 간편한 웹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이것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얼마나 신기술에서 멀리 떨어져 나왔는지 깨달았다)

블로그 글쓴이는 이런 환경을 만들줄 아는 것은 경험많고 실력좋은 개발자 아니면 힘들다고 하소연 하고 있었다.

나는 그 글에서 용기를 얻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환경설정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불편한 사항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온 것이 스프링 부트다.

나는 다시 나를 되돌아 봤다.

기존의 많은 것을 하려던 욕심 가득한 내가 보였다.

이것 저것 경험해 보는 것도 좋지만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하려다 보니 탈이 났던 것이다.

어떤 분야든지 10년 이상은 해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외도를 했던 것이다. 자바와 스프링 같은 기존에 해왔던 기술들과 언어도 제대로 못했으면서 다른 것에 도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다.

자바와 자바스크립트 스프링으로 목표를 한정시킨다. 이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내 마음을 다잡자.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한결 개운하다.

새로운 한해가 지난지도 2주가 지났다.

오랜 시간이 흐른후 이 글을 다시 보는 그날에는 많이 성장해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