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

돈과 투자를 다루는 방식과 관점을 말한다.

 

-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

태어나는 시점을 통해서 각 세대는 시작도 끝도 다른 삶을 산다. 어떤 시절에서 삶을 보냈는지가 중요한 경험을 이루고 삶의 자세를 결정하게 된다.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등 모든게 다르다. 넓게는 세대로 구분하고 좁게는 개인으로 보자면 그 누구도 같은 삶을 경험하지 못한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이 생기게 되고 개인의 결정은 한 사람에게 있어서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되는 결정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합리적이지 못해 보이는 것은 넓지 못한 스스로의 좁은 관점을 증명할 뿐이다. 삶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대부분 한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행운이든 불운이든 그저 운이 서로를 다르게 만들었을 뿐이다.

 

-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부터가 리스크일까

성공한 사람의 행운과 노력이 얼마의 비중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알 수는 없지만 행운이 조금이라도 없었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100%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들은 현실이 아니다. 모든 선택에는 당신이 기대하는 바와 반대되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 리스크가 없다고 말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큰 리스크를 지녔다고 생각하라. 특정 개인과 사례에 집중하지 말라. 충분히 믿을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충분히 긴 시간과 충분히 많은 사건들이 필요하다.

 

- 결코 채워지지 않는 것

돈을 버는 것 보다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의 목표를 더 이상 높이지 않는 것이다. 골대를 움직이지 않고 유지해 나아가는 것. 돈이 순수한 목표가 되지 않아야 한다. 돈은 스스로가 긴 시간동안 꾸준한 투자 철학을 통해서 옳은 행동을 충분히 오랜 시간동안 했을 때 보상받게 되는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이다. 돈이 목적이 된다면 끊임없는 욕망과 싸워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싸움에서 이길 사람은 없다고 본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목표에 맞는 생활수준을 유지한다. 위를 처다보면 끝이 없을 것이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것과 돈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를 잊지 마라. 유일하게 카지노에서 이길 방법은 카지노를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투자 철학을 알고 있더라도 남과 비교하고 돈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면 미련하게 행동하기 마련이다.

 

- 시간이 너희를 부유케 하리니

꾸준한 투자율이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최고의 수익률이 아니다. 단기간 안에 부자가 된다는 건 너무 짜릿해 보인다. 하지만 순수한 행운만 존재하지 않는 이상 단기간 안에 내 삶을 극적으로 나아지게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대한 불운을 극복하고 실력과 노력 그리고 약간의 행운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짧은 시간안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라. 긴 시간 지평에서 생각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의사결정 일 것이다.

 

- 부자가 될 것인가, 부자로 남을 것인가

부자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부자로 남는 것 역시 어렵다. 달리 말하면 부자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으며 여기서 '생존'은 어떤 분야에서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리 큰 이익도 파멸 할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없다.(여기서는 돈과 투자와 관련된 부분만을 말한다.) 긴 시간동안 살아남아 오랫동안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만 있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생존이 중요한 것이다. 생존하지 못한다면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도 없으며 다시 다가올 기회를 잡을 수도 없다. 어떤 선택도 기대를 벗어나는 최악의 상황을 만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비관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자세를 갖어야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소수의 혜택이 포트폴리오 전체를 지배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인류를 변화 시킨다. 예외적인 사건이 큰 영향을 끼친다. 소수의 스타트업만이 살아 남는다. 확률은 중요하지 않다. 맞았을 때 얼마를 벌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는가가 중요하다. 극적인 최고의 수익률은 중요하지 않다. 최대한 넓은 범위의 기회를 잡고 전체적으로 꽤 좋은 수익률을 보이는 꾸준한 투자가 중요하다. 단 몇 개의 종목으로 높은 투자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순전히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최적화를 멀리하고 다양한 기회를 잡으려 노력하라.

 

- '돈이 있다'는 것의 의미

다양한 생활 수준과 조건보다 내 뜻대로 살고 있다는 강력한 느낌이 행복이라는 긍정적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돈이 주는 진정한 가치이다.

 

- 페라리가 주는 역설

페라리를 몰고 있는 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다. 사람들은 단지 페라리를 볼 뿐이다. 여건에 맞지 않는 소비는 부자로 남게 하지 못할 뿐이고 소비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것은 밑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를 게 없다.

 

- 부의 정의

진정한 부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 위해서 소비하는 물건들은 부가 아니다. 부자로 보이는 물건들은 그들을 부자로 남지 못하게 만든다. 부자로 보이고 싶은가? 부자가 되고 부자로 남고 싶은가?

 

- 뭐, 저축을 하라고?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없으면 불운이 던지는 대로 무엇이든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저축을 통해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말이다.

 

- 적당히 합리적인 게 나을까, 철저히 이성적인 게 좋을까

숫자와 기술로 무장한 전략을 보면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히 감정을 배제하지 않는 이상 이런 전략을 지키기 힘들다. 적당히 합리적인 전략이 감정의 기복을 달래는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이다.

 

-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깜짤 놀랄만한 일들의 성격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세계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발견과 같은 좋은 일과 2008년 금융 위기와 같은 좋지 않은 일이다. 좋지 않은 일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긴 시간 지평 속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필연적인 일이다. 좋은 일 역시 그렇다. 앞으로도 두 성격의 사건들은 일어 날 것이다. 이런 사건들은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투자를 할 때 어떤 위험도 결국 극복의 대상이 될 뿐임을 잊지 말고 꾸준히 투자하며 과거를 통해서 최적화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과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미래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세상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엄청난 사건은 일어나게 되어 있고 이러한 것들은 예측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기 마련이다. 유일하게 확실한게 있다면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언젠가는 항상 일어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려고 하기 보다는 일어났을 때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예측이 맞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맞았을 때 얼마나 벌고 틀렸을 때 얼마나 잃었는지가 중요하다.

 

- 안전마진

내게 놓인 확률이 아무리 유리하다고 해도 모든 걸 배팅할 순 없는 법이다. 본인의 계획과 결정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우리의 본성이다. 유리한 확률이 아무리 높다고 한들 리스크의 수준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즉 파멸할 위험이라면 리스크를 감수할 가치는 없다. 때문에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만드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저축을 할 때도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그저 미래에 돈이 필요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서 저축하는 것이다.

 

- 과거의 나 vs 미래의 나

우리는 좋아하는 것들이 바뀐다. 음식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바뀐다. 주변에 있는 것들이 변화를 겪기 때문에 한 사람이 계속 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기는 힘들다. 이런 관점은 투자를 내릴 때도 중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 할 때 중요한 점 두 가지. 양 극단은 피해야 한다(한 쪽으로의 최적화). 스스로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어떤 계획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노력한 만큼 그 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철회하기 힘들어 한다. 바로 매몰 비용이 너무 커져서 떠나 보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철회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낭비되는 고통속에서 나아질 수 없다. 빠른 포기가 때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 보이지 않는 가격표

성공적인 투자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이 대가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다. 대신 변동성, 공토, 의심, 불확실성, 후회의 형태로 지불해야 한다. 같은 상황과 금액에서 벌금보다는 수수료가 받아들이기 쉬운 것 처럼 시장 변동성을 벌금이 아닌 수수료로 생각하라.

 

- 너와 나는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나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금융 신호를 읽지 않도록 조심하라. 내가 어떤 투자자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람들의 신호를 읽어내고 결정하라.

 

- 비관주의의 유혹

비관주의는 대게 지적으로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그리고 상상력과 관심을 자극한다. 비관주의 빠지면 당연하지만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사람들은 위기를 극복했고 언제나 세상은 더 나은 혁신을 거듭해 왔다.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낙관주의를 가져야 한다. 단기적인 비관주의 관점은 관심 가질만 하지만 현실이 이미 위기에 진입했을 때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간절하면 믿게 되는 법이죠"

원치 않는 어떠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원인을 모르게 되면 사람들은 대게 두려움에 빠진다. 이 때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설명해주는 무언가를 원하게 되고 어떤 식이든 쉽게 믿게 된다. 믿게 됨으로써 불안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권위 있는 사람들의 말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 온다. 투자의 세계에는 불확실한 현상들이 매일 같이 벌어지는 곳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사람들의 컨텐츠가 많이 팔리는 이유일 것이다. 투자는 물리학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공식과 확실성은 없으며 설명을 한가지로만 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진행 될지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이란 그저 지나처온 이야기를 설명하는 사람들일 뿐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그들도 모른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일반인들 보다 높다는 증거가 있는가?

 

- 돈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 몇 가지

자존심은 줄이고 부는 늘려라.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저축하라. 성공을 위한 비용(불확실성, 의심, 후회)은 기꺼이 지불하라. 실수의 여지에 대비하라. 장기적인 결정을 내릴 때 극단적인 선택은 피하라. 리스크를 사랑하라.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돈 문제에 있어 각자 의견은 다르다. 그러므로 혼란을 존중해라.

 

 

20대 중반 쯤 주식을 처음으로 접했다. 방황하고 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몇 백 만원 되는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소위 단타를 했었다. 몇 시간 동안 초 집중해야하는 이런 방식은 정신적인 피로감이 컸다. 돈을 벌기도 했고 잃기도 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매매 행위에서 오는 정신적 데미지는 시간이 갈수록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고 돈을 지속적으로 잃기 시작하면서 견디기가 더욱 힘들었다. 4,5개월 동안 매매 하면서 정신은 온전하지 못했고 생활비를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에 도달하면서 모든 걸 청산하고 몇년 동안 투자라는 것을 잊고 지냈다. 그러고 결혼과 독립을 준비하게 된 30살이 되었을 무렵 다시 주식과 같은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어 조금씩 하게 되었고 몇 년 후에 더는 직장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더욱 투자에 몰입하게 되었다. 소위 FIRE에 관심을 갖은 것이다. 다양한 투자서를 읽었고 20대 때의 무모했던 주식 경험과 혼합되면서 서서히 투자 철학이 세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투자 철학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나심 탈렙의 리스크를 바라보는 관점과 행동 경제학 이론들을 바탕으로 세워진 투자에 관한 내 생각이 그대로 책에 담겨 있다. 이 저자 역시 무수히 많은 투자 대가들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 철학과 생각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심 탈렙의 책과 더불어 죽기 전까지 꾸준히 다시 보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늘려가며 리스크를 사랑하되 파멸될 리스크는 철저히 회피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돈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더 많은 자유를 얻을 것.

 

불확실성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며 죽을 때 까지 생각하게 될 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