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라는 적

2017. 4. 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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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에고(ego)는 보편적으로 뜻하는 바가 아닌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이라 정의해서 사용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졌다. 내가 품고있던 열정을 평가절하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믿었던 몇몇 생각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책에 대한 반발심이 공존하는 묘한 느낌이다. 이 책을 단순하게 함축적으로 말하자면 절제와 겸손, 자기성찰이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솟구치는 나란 존재를 인식하며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오래전 내가 깨달았던, 하지만 잊고 있었던 생각이기도 하다. 나란 존재를 내려놓고 지내다 보면 평화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마 내면 깊숙히 남들에게 인정받고 남들보다 더 우월해 보이려는 기대 심리가 나를 압박 했었는데 그것이 사라지면서 찾아온 평화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말하는 것과 일치한다.


전보다 개개인이 대중속에 노출되기 쉬운 지금. 에고는 예전보다 더 활기치기 쉽다. 남들의 좋은 면만을 보고 성공적인 모습만을 보여 그 길들을 그대로 따라만 가면 나도 그들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진리를 찾고 있다. 저자는 자기중심주의자들 중에서 몇몇은 성공했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며 대부분 실패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이 책이 많이 불편하다면 에고에 강하게 이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나를 드높이고 인정해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것들. 이것들이 진정 나쁜 것일까.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찾으며 삶의 위로를 받으려는 행동들 말이다. 이 책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는 성공에서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느꼈던 불안과 고통들을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나를 내려놓는 것은 정말 힘들다. 나의 주변 사람들 중에도 자신을 알아주고 떠받들어주길 바라는 눈빛을 읽을 수 있다.


열정이라는 엔진이 우리를 성공으로 데려다 준다고 강하게 믿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 심한 반감을 느낄 수 있다. 한 없이 우리를 평가절하하며 겸손하길 요구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드높이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외부의 관심으로부터 나를 절제시키라 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가 하는 행동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평가가 있어야 한다. 외부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외부에서 배워야 하는 아이러니함이 존재한다. 외부의 좋은 평가는 멀리하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가까이해서 정말 옳은지 나를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는 것일까? 생각만해도 정말 숨막히는 삶이다.


이 책을 단숨에 다 읽고 들었던 생각은 답답함이다. 나로부터 벗어나지만 나에게 집중하는 것. 그것은 성인군자의 길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이 말하는 바와 같이 살긴 힘들어도 힘들 때면 이 책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 정도가 좋을 것 같다. 그냥 웃고 싶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며 소소하게 웃고 싶다. 이 책이 주는 갑갑함이 그런 소박한 웃음을 더 간절하게 바라게 만드는건 왜일까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이 당신에게 주고자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에고를 억누르는 데 도움이 되도자 한다.

성공했을 때 에고의 여러 유혹을 겸손과 규율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실패라는 암초에 좌초되지 않도록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불굴의 인내심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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